<파는 것이 인간이다>를 읽고

들어가며
지난 번 책 <퓨처 셀프>를 읽으며, 나의 6개월, 1년, 3년 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상상해보았습니다. 이 세 가지 시점의 목표를 다 적어보니, 모두 제 손으로 직접 자산, 제품, 서비스를 파는 것에 대한 목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항상 아쉬웠던 부분이 ‘잘 팔 줄 모른다’는 점이었던 것도 다시 생각이 났습니다. 그리고 AI나 기술이 발달하면서 무언가를 잘 만드는 일은 더욱 쉽고 단순해지고 있지만, 마지막에 그걸 판매하고 누군가를 설득해서 내가 원하는 결과를 얻는 일은 기술로 대체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도 강해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온라인 활동을 하면서 모니터 너머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는 말을 하듯이, 판매의 결과라는 것은 구매하는 사람의 의사결정이자 책임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사람이 없으면 판매/구매는 존재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오래전에 마케팅 쪽 책을 많이 읽을 때 추천도서 중 하나였던 <파는 것이 인간이다>라는 책이 이런 생각을 제목 한 문장으로 이야기해주고 있기 때문에 바로 떠올랐습니다. 앞으로 저는 ‘잘 파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책에 대하여
‘들어가며’에서 말한 독서의 동기를 이 책은 예상대로 잘 만족시켜주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기 전에는 제목 그대로 ‘파는 것’에만 저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책에서는 ‘비판매 세일즈’라고 말하는 일상 생활 모든 곳에서 타인을 ‘설득’하는 것까지 다루고 있어 예상보다 더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래에는 책 내용 중에서도, 다른 곳에서는 흔히 잘 말하지 않는 새로운 관점과 내용을 뽑아 정리해보았습니다.
- 세일즈는 본질적으로 인간 그 자체이다.
- 의사는 환자에게 처방을 판다. 변호사는 배심원에게 평결을 판다. 선생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주의를 기울일 만한 가치를 판다. 직업이 무엇이든, 우리는 동료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새로운 고객에게 피치를 한다.
- 사람들은 직장에서 약 40%의 시간을 비판매 세일즈, 즉 타인의 구매를 직접 유도하지는 않지만 타인을 설득하고, 납득시키고, 영향을 미치는 활동에 쓰고 있다. 매 시간당 약 24분 정도를 남을 움직이는 데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 팰런티어는 세일즈맨이 없다. 대신 소위 ‘전진 배치 엔지니어(forward-deployed engineers)’를 두고 있다. 이 기술 전문가들은 고객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제품이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도록 한다. 이 팀은 세일즈맨을 고용하지 않고 진짜 컴퓨터 과학자들을 투입한다. 전문가들은 고객의 문제를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으며, 가장 중요하게도 고객도 생각지 못한 어떤 새로운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 규명하기 시작한다.
- 이 팀은 새로 뽑은 직원들에게 세일즈 훈련을 시키거나 프로세스를 교육하지 않고, 911 테러에 대한 논픽션 책을 읽게 한다. 정부가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경우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시키기 위함인 것이다. 그래서 회사의 제품이 고객에게 왜 필요한지를 이해시킨다.
- 우리가 세일즈에 대해 갖고 있는 안좋은 인상은 판매에 내재된 본질 때문이 아니라 대부분 판매와 관련된 고질적인 정보 비대칭 때문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정보 비대칭이 줄어들면서 세일즈에 대한 모든 것이 뒤바뀌고 있다.
- 세일즈는 고객의 주머니를 노리는 것과는 다르다. ‘공감’과 ‘끈기’가 의외로 더 성공적인 세일즈를 이끄는 원동력이다. “내 어머니가 이 서비스를 구매하려고 한다면 나는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해보면 된다.
- 타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3가지 조건(ABC)
- 동조 Attunement
- 공감과 동조는 다르다. 공감은 상대의 느낌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동조는 상대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 동조의 좋은 예시 : 아마존 회의에서의 ‘빈 의자’
- 아마존 회의에서는 모든 회의 참석자 외에 빈 의자를 하나 더 가져다둔다. 여기에 고객이 앉아있다고 생각하고, 이 회의에서 결국 가장 정말 중요한 사람(=고객)이 누구인지 잊지 않기 위함이다.
-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 들어가는 가장 똑똑하고, 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그 사람의 의자에 앉아보는 것이다.
- 회복력 Buoyancy
-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의 황금 비율은 3:1이다. 이 비율이 11:1을 넘어가면 긍정적 감정은 득보다 해가 되기 시작한다.
- ‘부력’과 ‘중력’이 팽팽히 맞서듯,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이 적절히 조화된 모습이 가장 좋다.
- 명확성 Clarity → 사실 이 부분은 왜 Clarity 명확성이라고 이름을 지었는지 저는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문구 자체로 도움이 되었던 부분을 아래에 꼽아보았습니다.
- 문제는 현재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을 연결짓지 못하는 데 있다. → 엇.. 이건 <퓨처 셀프>에서 읽은 내용과 동일한 내용이라 신기합니다.
- 동기부여 관점에서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즉답(네/아니오)을 요하는 질문이 별 효력이 없다. 양자택일 질문은 하지 말고, 상대방에게 1부터 10 가운데 자기가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보라고 질문하게 되면, 언뜻 ‘아니오’라고 판단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사실 ‘조금은’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날 수 있다.
- 동조 Attunement
- 세일즈+비판매 세일즈에 필요한 3가지 기술
- 피치 : 설득력 있게 요점만 전달하는 능력
- 픽사 피치 : 픽사 영화는 6개의 문장으로 이뤄진 동일한 이야기 DNA를 가지고 있다.
- 옛날에__________. 매일 _______. 어느 날 ______________. 그래서 _____________. 그래서 ________. 마침내 _____________.
- 페차쿠차(pecha-kucha) : 딱 20초간 슬라이드 20개. 끔찍한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해결책이다. 모든 발표는 이 6분 40초 안에 끝낼 수 있게 만들어야 가장 효과적이다.
- 픽사 피치 : 픽사 영화는 6개의 문장으로 이뤄진 동일한 이야기 DNA를 가지고 있다.
- 순간적인 판단력과 대처력
- Yes but이 아닌 Yes, and 화법
- 기여
- 영상의학과 교수에게 전달되는 방사선 영상 자료에 환자의 사진을 함께 제공했더니 부수적인 발견이 80% 증가했다. 세심함과 정확도가 훨씬 높아진 것이다.
- 직업적인 업무에 인간적인 요소를 더하면 성과가 오르고 상대에 대한 배려도 많아질 수 있다.
- 누군가를 진정으로 움직여야할 때 해야할 2가지 질문
- 만약 당신이 팔려는 것을 고객이 사기로 결정한다면, 그의 삶이 개선될까?
- 이 거래가 끝났을 때, 세상은 거래 이전보다 더 나은 곳이 될까?
- 피치 : 설득력 있게 요점만 전달하는 능력
나가며
책에도 잠시 나온 것처럼, 저도 세일즈맨, 판매, 마케팅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거나 나는 잘할 수 없다는 소극적인 마음이 생겼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서 제가 얻은 가장 큰 도움은, 판매와 설득은 같은 말이라는 확신과,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변화해도 내가 살아가는 동안에 무엇이든 팔 줄 아는 것은 굉장히 자랑스럽고 유용한 능력이라는 관점의 변화입니다. 이 새로운 관점으로 저는 저의 큰 자산 하나를 적극적으로 판매해보려 합니다. 하나의 성공 케이스를 만들면 제가 지향하는 ‘잘 파는 사람’에 더 빠르게 가까워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들어가며’에서 이야기한 것과 비슷한 고민이 있는 분이 계시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