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를 읽고

Elon Musk Book Cover

들어가며

작년에 출간과 동시에 화제가 되었던 책을 말하라고 하면 단연 <일론 머스크>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출간된 이후 제 지인들이 이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기도 하였고, X.com(옛 트위터)이나 테슬라, 스페이스엑스, 도지코인 등으로 일론 머스크의 소식은 지속적으로 듣게 되었기 때문에 제 독서 리스트 중 최상단에 위치해있었습니다. 2023년을 넘기지 않고 읽고 싶었지만 다른 일들에 밀려 결국 새해에 책을 다 읽게 되었습니다. (블로그 글은 그러고도 한 달 넘게 뒤에 쓰게 되네요🥹)

책에 대하여

이 책은 현재 진행형으로 살아있는 사람의 전기이기 때문에 내가 책을 읽는 순간에도 일론 머스크와 관련된 소식을 접할 수 있다는 게, 일반적인 전기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제가 <일론 머스크>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은 그 주에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쉽(재활용 가능한 초대형 우주 발사체)의 세 번째 발사가 있었고 절반의 성공을 했다는 뉴스를 접했습니다. 이 책에서도 마지막 챕터로 갈수록 스페이스엑스 이야기가 많이 나왔기에 내가 아직 책을 읽고 있는 건지 실제 소식을 접하는 건지 재미있는 혼동 속에서 혼자 피식 웃기도 했었습니다.

이렇게 독서 과정 자체가 새로운 경험이기도 했던 <일론 머스크>는 지식을 습득하는 종류의 책은 아닙니다. 지금까지는 뉴스나 단편적인 사건으로 조각 맞춤하였던 일론 머스크라는 사람의 이미지가, 가족 배경부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인생의 중요한 선택들, 우연들로 한 편의 장대한 이야기가 되어 연결되도록 이 책이 도와줍니다. 그런 점에서 전기 전문 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의 뛰어난 구성력을 옅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예상치도 못하게 저에게 동기부여가 되는 책이었습니다. 일론이 어렸을 적 아버지로부터 받은 정신적 고통부터 시작해서 첫째 아이가 사망한 일, 테슬라의 생존이 몇 개월 남았을 때 극적으로 지인들에게 투자를 받은 일, 스페이스엑스의 로켓 발사의 실패, 트위터 인수 등 읽기만 해도 숨이 벅차고 때로는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도무지 감당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 상당합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을 때마다 제 머리 속에 점점 더 선명하게 남는 인상은 내가 일이 바쁘다거나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거는 일론이 감당해내는 일들에 비하면 별 것 아니겠구나 하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저에게는 이러한 인상이 힘든 일들도 조금은 더 태연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고 그렇게 생긴 여유로 더 잘해야겠다는 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동기부여 책'이라고 분류를 하고 싶습니다😉

일론 머스크를 한 번쯤은 이해하고 싶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랍니다. 이 책에서 일론 머스크가 어떤 '인간'인지에 대해 묘사하는 몇 가지 말들을 아래와 같이 소개해보겠습니다. 우리가 보통 일론 머스크를 접하는 방식은 일론이 운영하는 회사들에 대한 소식, 주가, 스캔들 등 입니다. 그런 소식들로 생긴 호기심이 굵직한 점들이라면 책을 통해 그 점들을 이어나가는 이야기와 왜 이런 사람이 형성되었는지에 대한 이해가 가능합니다. 이런 면에서 우리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이 책은 인문학 책이기도 합니다.

일론이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 중 상당 부분이 바로 때때로 드러내는 기술에 대한 깊은 이해와 예리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머스크는 현실을 왜곡해서 자신의 비전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요.

내가 간파했던 것은 일론은 사명으로 일을 시작해서 나중에는 그것을 재정적으로 성공시키는 방법까지 찾아낸다는 점이었어요.

그는 인간의 삶이 단순히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된다고 느꼈다. 그것은 또한 위대한 꿈을 추구하는 것이어야 했다.

그는 회사에 투자할 의사가 없다면 창업자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공동창업자가 되려면 영감과 땀, 리스크가 어느 정도 조합이 되어야 하는 겁니다."

그는 모든 요구사항을 권장사항으로 취급하라고 반복해서 지시했다.

머스크는 딱히 그럴 필요가 없는 경우에도 비현실적인 일정을 고집했다. 그의 동료들은 이를 '현실 왜곡장'이라고 불렀다.

동료애는 그의 능력 밖의 일이었고, 존중은 그의 천성이 아니었다. 그는 권력을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는 곰처럼 의지가 강하고 힘이 센 사람이에요. 그는 재미나게 장난치고 함께 뛰어놀아주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여전히 곰을 상대하고 있음을 깨닫게 하죠.

수백만 달러의 장관이 펼쳐지는 남편의 인생에서 열외로 취급되는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내가 화가 난 이유는 일론이 나를 차단했기 때문에 화가 났던 거지요.

그는 현실성이 거의 없는 기한(6주 후에 네 번째 발사를 하라는 것)을 제시하고는 그냥 계속 진행하라고 말했고 나는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지요. 그런 낙관적인 분위기가 본사 전체에 퍼졌고, 그의 태도를 보고 우리 대부분은 지옥의 문이라도 선탠오일을 들고 따라 들어갈 마음이 생긴 것 같았어요.

2008년 가을, (테슬라의) 상황이 더욱 절박해지자 머스크는 테슬라의 임직원 급여를 충당하기 위해 친구와 가족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간청했다.

(머스크가 가장 힘들 때) 그는 야경증에 시달렸어요. 자다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저를 할퀴기도 하고 그랬어요. 때때로 화장실에 가서 구토를 할 때면 저는 변기 옆에 서서 그의 머리를 잡아주곤 했죠.

스페이스X, 테슬라 모두 힘들 때 많은 사람이 선택을 강요할수록 그는 더욱 저항했다. "나는 감정적으로 두 명의 아이가 있고 식량은 부족한 상황에 놓인 것 같았어요. 두 아이에게 식량을 절반씩 나눠주면 두 아이 모두 죽을 수도 있고, 한 아이에게 음식을 몰아주면 적어도 그 아이는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지죠. 하지만 내가 과연 내 아이 중 한 명은 죽게 놔두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그래서 나는 둘 다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기로 결심했지요."

머스크의 감정 설정은 냉담함에서 애정 갈망, 쾌활함 등으로 넘나든다.

앰버 허드와의 이별, 그리고 아버지가 의붓딸과 아이를 낳았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은 머스크는 우울증과 혼미함, 현기증과 조증 사이를 수시로 넘나드는 시기를 겪었다. 종종 기분이 극도로 나빠지곤 했고, 그러면 거의 긴장성 혼수상태에 빠지거나 우울성 마비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사업적으로나 감정적으로나 2017년 여름부터 2018년 가을까지는 그의 삶에서 2008년의 위기보다 더 혹독한 시기였다.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실 일을 잘하고 있는 수십 명의 다른 직원들을 배려하지 않는 처사지요. 내가 문제 지점을 고치지 않으면 열심히 일하는 다른 많은 직원들에게 피해가 되는 겁니다.

머스크는 상황이 좋은 날에는 현장을 돌면서 100개의 지휘 결정을 내린다고 추정했다. "적어도 그중 20%는 잘못된 결정으로 드러나기 마련이고, 그러면 나중에 다시 수정을 가하는 겁니다. 하지만 내가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우리는 죽습니다.

머스크의 알고리즘 다섯 가지 계명

  1. 모든 요구사항에 의문을 제기한다.
  2. 부품이든 프로세스든 가능한 한 최대한 제거하라.
  3. 단순화하고 최적화하라.
  4. 속도를 높여 주기를 단축하라.
  5. 자동화하라.

그의 불안감이 성공의 원동력이라는 것을 이해했다. 그의 악마 모드는 많은 혼란을 야기합니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게 만들기도 하지요.

힘겨운 시기에 그가 도피하는 방법 중 하나는 미래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것이다.

나가며

저는 대학생 때 일론 머스크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그 때는 일론 머스크와 같은 기업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후로, 일론에 대한 소식을 더 접하면서 그리고 <일론 머스크> 책을 통해 그의 삶을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며 그와 같은 인생을 살고 싶다는 생각은 사라졌습니다. 그 이면에 담긴 고통을 이 책을 통해 더욱 절절하게 느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개인을 갈아 넣으면서 까지 이루고 싶은 꿈과 사명이 있는 사람이 우리 사회에 있다는 것은 인류 전체에게는 이익이 아닐까 합니다. 힘들 때 저를 다잡기 위해 한번씩 다시 찾는 책이 될 것 같습니다.

Minyoung

Minyoung

Seoul